[판결] 10세 아동에 결혼서약·사진 요구 40대 남성 징역형 집행유예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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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세 여아에게 온라인 채팅을 통해 성적인 메시지를 보낸 40대 남성에게 성 착취 목적이 인정돼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13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 착취 목적 대화 등)·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40)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4도10735).
2022년 1월 A 씨는 당시 10살이던 피해자를 가상현실 앱을 통해 알게 됐다. A 씨는 피해자에게 총 45회에 걸쳐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내고 성 착취를 목적으로 대화한 혐의로 기소됐다. 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보호법)은 19세 이상의 성인이 아동·청소년에게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적으로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A 씨는 피해자에게 '뽀뽀'나 '결혼' 등을 언급하고 '존댓말을 쓰면 흥분된다' '이 시간부로 나의 소유물이다' 등 성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메시지를 수차례 보냈다. 뽀뽀하는 사진을 보내라든지 결혼 서약서를 작성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1심은 A 씨에게 아동학대 혐의만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A 씨가 성 행위를 직접 언급하거나 특정 신체 부위 등에 관해선 표현하지 않았다며 성 착취 목적 대화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항소심은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1심보다 무거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낸 메시지는 피해자뿐 아니라 피해자와 같은 성별과 연령대의 평균적인 사람들의 성적 도의관념에 비춰 성적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일으키는 대화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는 내용이 반드시 성교 행위 등을 하도록 유인·권유하는 행위에 비견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할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출처:법률신문 홍윤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