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법률 [판결] 고객 출금 요청에도 이행하지 않아 루나 폭락했다면…법원 "업비트, 손해배상 책임 면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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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루나 코인 폭락 사태 직전 잘못 입금된 루나를 고객에게 제때 반환하지 않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대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루나·테라 코인 폭락 사태와 관련해 거래소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사례이다. 법원은 루나가 폭락한 사이 고객이 여러 차례 출금 요청을 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거래소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0단독 박재민 판사는 지난달 25일 개인투자자인 A 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건 정용기, 이승권, 조정윤, 한상준 변호사)가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두나무는 A 씨에게 1억4711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2022가단5268149).
베트남에 거주하던 A 씨는 2022년 3월 업비트 전자지갑에 보유하던 루나 코인 1310개를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본인 명의 전자지갑으로 보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1차 주소와 2차 주소를 모두 입력해야 하는데, 2차 주소를 입력하지 않았다. 바이낸스는 기재 오류가 있다며 해당 루나를 A 씨의 전자지갑이 아닌, 업비트의 전자지갑으로 반환했다.
이에 A 씨는 업비트에 잘못 입금된 부분을 복구해달라고 요청했고, 업비트의 요청에 따라 암호화폐 거래내역까지 전달했다. A 씨는 최소 10차례 복구 요청을 했으나, 업비트는 "자금세탁 방지 규칙 준수를 위한 절차를 마련한 뒤 복구해주겠다"고 답했다. 그러다 5월 10일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벌어졌고, 송금 시도 시점에 1억4700여만 원이었던 A 씨의 루나 가치는 상장폐지 직전인 5월 18일 크게 하락해 560원으로 떨어졌다. 이에 A 씨는 업비트의 잘못으로 루나를 처분하지 못해 손해를 봤다며 1억5600여만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박 판사는 "업비트가 당시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인식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보면 업비트는 A 씨의 요청에 따라 루나를 A 씨의 업비트 지갑에 복구시켜 A 씨가 출금할 수 있도록 해 줄 채무가 있는데도 이를 이행 지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채무자는 자기에게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이행 지체 중 발생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이행 지체 기간에 불가항력으로 급부가 불가능하게 됐더라도 채무자는 이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출처 법률신문 한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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