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법률 [판결] 카탈로그에 '■' 있는데 분양시 기둥 유무 몰랐을리 없다… "수분양자 측 소송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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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분양 후 기둥의 존재를 알았다며 수분양자 지위를 이전 받은 사람이 시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건물 카탈로그에 점포 내 기둥이 '■'기호로 표시돼 있고 △분양사무실에 비치한 입체 모형도 역시 점포 내 기둥이 있는 것으로 제작돼 있어 수분양자가 기둥의 존재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며 법원이 시공사의 손을 들어줬다.
수원지법 민사12단독 이희승 판사는 8월 23일 A 씨가 중흥토건(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선백 오상엽, 전현규 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2021가단572882)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B 씨는 2015년 9월 한국자산신탁과 수원시 영통구에 신축된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의 한 집합건물의 점포를 4억7600만 원에 분양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중흥토건은 한국자산신탁과 관리형 토지신탁계약을 체결하고 해당 건물을 신축한 시공사이자 시행위탁자이다.
A 씨는 2019년 4월 B 씨로부터 해당 점포의 분양권을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2019년 6월 한국자산신탁과 양도인을 B 씨로, 양수인을 A 씨로 하여 분양계약 상의 권리의무에 관한 승계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8월경 점포에 대해 매매를 원인으로 하여 A 씨 측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 건물은 2019년 5월 말 완공됐는데, 해당 점포 내부에는 기둥 2개가 시공·설치돼 있었다. A 씨는 그해 6월무렵부터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한 뒤 상당기간 부동산중개업을 해 왔다. A 씨는 점포의 분양권을 매수한 후 점포 내부를 확인한 결과 기둥이 설치된 것을 인지했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분약계약서의 설계관련 유의사항을 보면 '판매시설의 현장 여건 및 구조, 성능, 상품 개선 등을 위해 설계 변경이 추진될 수 있고 판매 시설에 따라 내외부 창호, 점포별 구성, 형태, 기둥의 유무 및 크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며 "이 건물처럼 상당한 규모의 판매 시설의 경우 하중을 지탱하기 위해 개별 점포의 내부나 외부에 기둥이 설치될 수 있다는 것은 예상할 수 있고 중흥토건이 작성해 수분양자들에게 나누어 준 건물 카탈로그에도 해당 점포 내부에 있는 기둥이 '■' 기호로 표시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 씨 역시 1회 변론기일에 출석해 '이 사건 점포 분양권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카탈로그를 봤다'는 취지로 진술했을 뿐 아니라 중흥토건이 분양사무실에 비치한 입체모형도에도 점포 내부에 기둥이 존재하는 것으로 돼 있다"며 "비록 카탈로그에 있는 '■' 표시가 기둥을 의미한다고 기재돼 있지 않고, 기둥의 위치나 크기가 수치화돼 있지 않았더라도 모형도에 비춰 보면 카탈로그를 살폈을 때 건축에 특별한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표시가 기둥을 의미한다고 알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B 씨나 A 씨 모두 분양 계약 체결·분양권 매수 당시 기둥의 존재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사용 공간의 제약 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며 "또 필요한 경우 중흥토건으로부터 도면 등을 제공 받아 기둥의 구체적인 크기와 위치를 확인할 기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승소를 이끈 오상엽(43·변호사시험 1회) 선백 변호사는 "이 사건은 대규모 주상복합 건물의 상가 분양과 관련해 상가 내부 공간이용에 제약을 발생시키는 기둥의 존재에 관해 분양자의 신의칙상 고지 의무 위반 여부가 문제 된 사건"이라며 "법원은 분양자의 분양 목적물에 대한 고지의 정도와 방법에 관해, 분양자가 카탈로그, 모형도, 상가공급계약서 유의사항 기재 등 방법을 통해 고지한 것으로 충분하고, 고지를 받은 수분양자로서는 분양목적물의 상태에 관하여 충분히 예상가능했기 때문에 결국 이는 신의칙상 의무를 다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출처 법률신문 박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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