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저널

이른바 '서울대 N번방' 사건에서 허위 음란물을 제작하고 배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주범이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재판장 박준석 부장판사)는 30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제작·배포등)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공범 강모 씨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했다(2024고합465). 재판부는 두 사람에게 각각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의 신상정보 공개·고지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박 씨에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박 씨가 제작한 허위 음란물은 그 자체로 혐오감이 들 뿐만 아니라, 그를 두고 나눈 대화도 경악스러울 정도"라며 "사냥감을 선택하듯이 피해자를 선정해 졸업사진과 결혼사진, 가족사진 등을 이용해 장기간에 걸쳐 성적으로 모욕하고 인격을 말살시켜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박 씨 등은 시험으로 인한 강박증 등 때문에 범행에 이르렀다고 주장하지만, 이들의 대화 내용을 보면 정신적 문제가 없고 범죄라는 사실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며 "정신병적 증세가 아닌, 사회적으로 잘 나가는 여성에 대한 열등감과 증오심으로 텔레그램이 보장하는 익명성 등 분위기에 취해 범행을 저지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은 사회적 인간관계가 파괴되고, 남성에 대한 신뢰를 상실해 혼인이 파탄에 이르기도 했다"며 "범죄의 피해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박 씨 등을 엄중히 처벌해 법과 도덕을 무시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리고,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씨는 지난 2021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대 동문 여성들의 사진을 이용해 허위 영상물을 제작·유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총 61명에 달하는 피해자들의 얼굴이 담긴 허위 영상물 2000여 개를 텔레그램으로 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촬영물을 외장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 방법으로 소지하거나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소지한 혐의도 있다.

강 씨는 박 씨가 피해자의 사진을 건네면서 허위 영상물을 합성, 가공하도록 요구하면 이에 따라 영상물을 제작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법률신문 한수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