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대법 "교비 아닌 법인회계 편입, 업무상배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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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수 전 수원대 총장이 학교시설 임대료 수입을 교비회계가 아닌 법인회계로 편입한 행위에 대해 대법원이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원심의 유죄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12월 4일 업무상횡령·배임·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인수 전 총장 사건 상고심에서 업무상배임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4도11353).
다만 총장 부친 추도식 비용, 개인 항공료·후원금 등 다른 교비 지출 부분까지 모두 선행 확정판결과 연관된 포괄일죄로 보아 '교비 횡령 혐의'에 대해 면소 판단한 원심에 대해서는 법리 오해가 있다며 유죄 취지로 파기했다. 교원·직원 인사 관련 소송비용 등을 교비회계에서 집행한 행위에 대해서는 면소 판단을 유지했다.
[사실관계]
이 전 총장은 수원대 총장으로 재직하던 2012~2017년 대학 자금(교비)을 소송비용과 변호사비로 지출하고, 부친 추도식 비용, 미국 항공료, 개인 후원비, 경조사비 등 사적 용도로 수억 원을 유용해 업무상횡령 및 사립학교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대학 내 자판기, 구내서점, 식당 등을 운영하는 업체들로부터 학교(교비회계)가 받아야 할 임대료 성격의 돈을 자신이 이사로 있는 학교법인이나 재단 기부금 형식으로 내게 해 학교에 수십억 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업무상배임 혐의도 받았다.
[하급심]
1심은 교비 횡령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업무상배임 혐의는 기부금이 실질적인 임대료인지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1심에서 유죄였던 횡령 혐의는 이 전 총장이 과거 받은 확정판결과 포괄일죄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면소 판결을 내렸다. 반면 1심에서 무죄였던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기부금은 실질적인 시설 사용의 대가"라며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으로 형량을 높였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각종 소송비용 관련해서만 선행 확정판결과의 포괄일죄를 인정하고 나머지 부분은 유죄 취지로 파기했다. 대법원은 "소송 관련 업무상횡령 부분과 선행사건 업무상횡령 부분의 경우, 모두 학교법인 고운학원이나 수원대학교 관련 각종 소송 등 법률분쟁 비용에 소요된 것"이라며 "양자의 범행 동기, 사용 목적, 사용처 등이 유사하거나 동일하다고 볼 수 있고, 각 행위 시기 역시 모두 2011~2014년 사이로 시간적 간격 역시 비교적 근접하다고 볼 수 있어 포괄일죄 관계에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공소사실 중 나머지 업무상횡령 부분은 선행사건 업무상횡령 부분과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의 발현에 기인하는 일련의 행위라고 보기 어려워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없다"며 유죄 취지로 판단했다.
업무상배임 혐의와 관련해서 커피·음료 자판기 설치·운영 임대료 부분은 원심의 유죄 판단을 유지했으나, 구내서점 운영 임대료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수입을 교비회계가 아닌 법인회계로 편입했다는 사정만으로 업무상배임의 피해자로 특정된 학교법인 고운학원에 재산상의 손해를 가했다거나 행위자인 피고인이나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사립학교법이 법인회계와 교비회계를 엄격히 구분하고 있으나, 학교법인은 각 회계별로 구분되는 별개의 독립한 권리의무의 주체로 당연히 분리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교비회계에 편입해야 할 수입을 법인회계로 편입한 경우 교비회계 측면에서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더라도, 동시에 이에 상응하는 법인회계 측면에서는 재산상 이익을 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으므로 총체적으로 보아 재산 상태에 손해를 가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출처] 법률신문 안재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