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저작권법 위반 혐의' 코오롱베니트, 대법원서 무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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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미들웨어 프로그램을 무단 복제해 증권시장 감시 시스템 등을 만들어 한국거래소(KRX)에 납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코오롱베니트 법인과 책임자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미들웨어 프로그램은 은행의 뱅킹 업무 및 철도 승차권 예약과 같이 동시 사용자가 폭주할 경우 업무 처리가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감시·제어하는 기능을 한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은 지난달 23일 IT기업인 코오롱베니트의 A 부장과 B 프로그래머에 대한 저작권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상고를 기각하며 원심을 확정했다(2024도3533).
이 사건은 데이터베이스와 응용프로그램 간 소통을 돕는 미들웨어 프로그램 '심포니넷'의 저작권자 고모 씨가 IT기업인 코오롱베니트의 A 부장과 B 프로그래머를 상대로 저작재산권 침해를 주장하며 시작됐다. 고 씨는 2011~2015년 9월까지 코오롱베니트와 계약을 맺고 한국거래소의 시스템 개발에 참여했다.계약 종료 후 고씨는 "A 씨 등이 자신의 프로그램 소스 코드를 무단으로 복제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과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검찰은 A 씨 등이 공모해 저작물을 무단 복제한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은 A 씨 등이 저작권자인 고씨의 허락 없이 소스 코드를 복제해 저작권을 침해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A와 B에게 각각 벌금 1000만 원, 코오롱베니트 법인에는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A 씨 등이 저작재산권 침해를 의도했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뒷받침할 명백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 씨 등이 코로롱베니트 법인이 소스 코드 저작재산권을 소유하고 있다고 믿고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의적인 저작권 침해 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거나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출처 법률신문 이순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