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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일회용 바늘 재사용한 한의사 면허정지 처분… 법원 "처분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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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2회 작성일 24-10-0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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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후 폐기해야 하는 일회용 바늘을 소독해 재사용한 한의사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내린 1개월 면허 자격정지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양상윤 부장판사)는 7월 12일 한의사 A 씨가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한의사 면허 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2023구합83592)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2002년경부터 대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한 A 씨는 2017년 3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환자 11명에게 일회용 멀티니들(MTS)을 소독해 재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MTS(Microneedle Therapy System)는 미세 침을 이용해 피부의 재생력과 회복력을 높혀주는 치료 방법이다. 보건복지부는 2023년 8월 구 의료법 제66조 제1항과 의료법 시행령 제32조 제1항,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제4조에 따라 A 씨에게 한의사 면허 자격정지 1개월 처분을 내렸다.

A 씨는 "MTS 시술행위는 진료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1회에 한해 멀티니들을 철저히 소독해 재사용했을 뿐 아니라 환자들에게 건강상 문제가 발생한 적도 없어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처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

법원은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의료기기법 제3조 제2항, 구 의료기기법 시행규칙 제2조 등에 따르면 MTS 기기는 '의약품 흡수 유도 피부 자극기'에 해당하는 의료기기"라며 "A 씨는 화장품의 흡수를 돕기 위해 0.25 ~ 0.5mm 길이의 일회용 멀티니들이 부착된 MTS 기기로 환자들의 피부를 자극해 화장품의 흡수를 돕는 시술을 했는데, 이러한 MTS 시술행위는 시술기구, 시술방법과 내용, 시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부 손상 및 감염의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의료인이 행하지 않으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수 있는 의료행위(진료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가 된 일회용 멀티니들이 구 의료법 제4조 제6항에 따른 재사용 금지 일회용 주사 의료용품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MTS 시술에서 멀티니들을 재사용할 경우 감염 등의 위험이 있어 A 씨의 위반 행위는 사회 통념상 의료인에게 기대되는 바람직한 진료행위에 어긋나는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료인의 업무는 일반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므로 상당히 높은 수준의 준법 의식이 요구된다"며 "일회용 멀티니들의 재사용으로 인한 감염 가능성과 A 씨의 위반 행위 횟수, 기간, 대상 환자 수 등을 고려할 때 위법성의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고 구체적으로 환자에게 위험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출처 법률신문 이진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