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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IQ 55 소년 치료 필요 주장… 반성 없다고 형 높이면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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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회 작성일 26-01-2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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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형사 사법 절차 내
충분한 방어권 침해 초래"
지적장애가 있는 소년 피고인에 대해 항소심이 충분한 양형 심리 없이 형을 가중한 것은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피고인이 정신적 장애를 이유로 치료 필요성을 주장한 점을 ‘책임 회피’로 평가해 불리한 양형 요소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2025년 12월 11일,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2007년생) 군 사건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5도10910).

[사실관계]

A 군은 사건 당시 17세의 소년으로, 지적장애 3급 판정받은 정신 장애인이다. 지능지수(IQ)는 55 수준이다. A 군은 같은 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피해자 B(14) 양을 알게 된 뒤 이성적으로 호감을 갖게 됐다. B 양이 연락을 끊으려 하자 흉기로 B 양을 수차례 찔렀다.

[하급심 판단]

1심은 A 군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A 군이 소년이고 지적장애가 있다는 점 등을 참작해 징역 장기 8년, 단기 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형을 징역 장기 9년, 단기 6년으로 높였다. 항소심은 첫 공판에서 A 군의 소년으로서의 특성과 정신질환 등을 언급하며 선처를 구하는 취지의 변호인 진술, ‘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 자신의 정신적 문제를 치료하고 싶다’는 취지의 A 군의 진술 등을 들은 후 추가적인 양형 심리 절차나 조사 없이 변론을 종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 군은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자신의 정신의학적 병력을 핑계로 책임을 경감하고자 하는 모습만을 보여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판단했다.


A 군은 1심 제1회 공판기일 전 ‘지적장애 3의 장애인으로서 의사소통이나 의사 표현에 어려움이 있어 의사소통 보조 인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장애인 사법 지원(편의제공)을 요청했다. 그러나 임상 심리 전문가인 전문심리위원이 재판 절차에 관여했을 뿐 제1심과 항소심(원심)에서 A 군에 대한 추가적인 소송상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과 항소심 공판 과정에서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 조건을 비롯해 A 군의 성장 과정이나 보호 환경, 심신 상태 등에 관한 조사, A 군의 정신질환이나 정신적 장애의 내용과 정도, 징역형 복역 후 재범의 위험성, 치료의 필요성 등과 관련한 감정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A 군이 자신의 정신적 장애를 밝히거나 이를 이유로 심신장애, 치료의 필요성 등을 주장하는 것을 ‘죄를 반성하거나 후회하고 있지 않다는 인격적 비난 요소’로 보아 가중적 양형의 조건으로 삼는 것은 장애를 밝히는 것을 주저하게 만든다고 봤다. 이는 장애인이 형사 사법 절차 내에서 충분한 방어를 할 수 없게 해 실질적 평등 보장이 이뤄지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항소심이 추가 조사나 감정 없이 변론을 종결하고, 정신적 장애 관련 주장을 오히려 가중 사유로 삼아 형을 높인 것은 위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심은 소년이자 정신적 장애인이고 구속된 상태에 있던 A 군에 대해 절차적 권리와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사정이나 사유가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장애의 내용과 정도, 그 장애가 범행에 미친 영향이나 장차 사회적 행동에 미칠 영향, 재범의 위험성 및 치료감호 시설에서의 치료의 필요성 등에 관하여 조사 또는 감정을 실시하는 등으로 개별 사안에서 적합한 방법으로 구체적 사정을 충실하게 심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장애인의 재판받을 권리(헌법 제27조)를 보장하기 위한 전제로 적절한 사법적 지원이 필요하므로 조력을 요청할 경우 필요성이 인정되면 국선변호인 외에 보조인이나 통역인, 신뢰 관계인 등의 절차 관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군이 장기간 정신과 치료를 받고, 범행 직전에도 입원 치료를 받았다가 퇴원한 지 약 20일 만에 사건이 발생한 점 등에도 주목했다. 정신질환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적절한 치료 없이 형 집행만으로는 재범 위험이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출처] 법률신문 안재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