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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세를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30억 원이 넘는 돈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된 전청조 씨가 항소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백강진 부장판사, 김선희·이인수 고법판사)는 2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범죄 예방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2024노812). 아울러 전 씨와 펜싱 국가대표였던 남현희 씨로부터 압수된 벤틀리 차량 등을 몰수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전 씨는 1심에서 사기 혐의로 징역 12년을, 아동학대 등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두 사건이 병합되면서 일부 감형됐다.

재판부는 "지속적인 사기 범행으로 형 집행 중 가석방되자마자 혼인을 빙자해 사기행각을 벌이고, 여성임에도 남성을 가장해 유명인과 사귀면서 혼외자, 재력가인 것처럼 속여 투자 명목으로 편취하고 주민등록증 등 공·사문서를 위조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누범 전과인 사기죄의 가석방 기간, 그 이후 누범기간 중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고 기타 아동학대와 주거침입 등 죄질도 좋지 않다"며 "전 씨는 본인이 편취한 돈을 취득하지 못하고 제3자에게 제공했음에도 중형을 선고받아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지만, 특별 가중 요소가 다수 존재하는 전 씨에게 피해 규모만을 단순 비교해 형평을 논할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반 투자 관련 사기와는 달리 유명인 사칭, 재력가 행세, 명품 과시, 성별 과장, 자발적 언론 노출 등 일반인의 상식을 크게 벗어나는 특유의 기망행위를 했다"며 "전 씨는 사회와 언론의 부정적 반응을 탓하고 있으나 이는 전 씨의 행태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성문을 다수 제출하면서 뉘우치는 모습이 분명하고 가족과 유대관계가 분명한 점 등 감경 요소가 존재하지만, 동종 범죄가 다수 있고 재범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며 "유사한 범행의 모방 범죄 발생을 막기 위해 상당한 기간의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전 씨의 경호원 행세를 하며 사기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이모 씨는 이날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은 이 씨는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보석이 취소돼 법정구속됐다.

전 씨는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유명 기업 파라다이스 재벌가의 숨겨진 후계자 행세를 하며 투자자들에게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금 등 명목으로 30억여 원 가로챈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남 씨의 중학생 조카를 골프채로 폭행한 혐의, 데이팅 앱으로 알게 된 남성 4명에게 승마선수 행세를 하며 2억 3000만 원을 편취한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 씨는 전 씨에게 고급 차량과 고급 레지던스 임차 명의를 빌려주고 투자금 22억 원을 관리하는 등 전 씨의 사기를 방조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지난 9월 전 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전 씨의 요청에 따라 두 사건을 병합해 이날 선고하게 됐다.

출처 법률신문 한수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