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허영인 SPC그룹 회장, '주식 저가 양도' 혐의 무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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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세 회피 목적으로 계열사 주식을 저가에 팔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무죄가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1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허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2024도15083). 함께 재판에 넘겨진 조상호 전 SPC그룹 총괄 사장, 황재복 SPC 대표이사도 모두 무죄 판단을 받았다.
허 회장 등은 2012년 12월 파리크라상과 샤니가 보유한 밀다원 주식을 취득가(2008년 3038원)나 직전 연도 평가액(1180원)보다 현저히 낮은 255원에 삼립에 팔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이 판단한 적정 가액은 1595원이었다.
검찰은 허 회장이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해 제도 시행 직전 주식을 저가에 팔았다고 보았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허 회장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칙적 방법에 따라 양도 주식 가액을 정한 행위가 배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허 회장에게 배임의 고의가 인정됐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또한 허 회장 등이 2012년 12월 파리크라상과 샤니가 보유한 밀다원 주식을 삼립에 매도하면서 밀다원의 미래 잠재적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팔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곡물 가공업 특성상 지속적인 성장을 예상하기 어렵고, 미래 가치를 주식 가치에 반영하는 것은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허 회장 등이 2012년 1월 신설된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주식을 저가 양도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2심도 양도 주식 가액 평가 방법에 문제가 없고, 주식 양도에 배임의 고의성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무죄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라며 원심을 확정했다.
SPC그룹은 제빵 업계 1위 기업으로 파리바게뜨, 베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법률신문 이순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