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서울대 N번방' 사건 공범, 1심 징역 5년…"피해자 정신적 충격 헤아릴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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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졸업생 등 동문 여성의 얼굴을 불법 합성한 음란물을 만들어 유포한 이른바 '서울대 N번방' 사건의 공범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 김유랑 부장판사는 28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2024고단2634). 이와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시설 취업제한, 신상정보 공개·고지를 명령했다.
김 부장판사는 "박 씨는 5년간 11명의 피해자 및 인적사항이 밝혀지지 않은 성명불상의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419개의 가짜 영상물을 편집·가공하고, 이를 반복적으로 텔레그램에 게시·전송했다"며 "영상물의 개수와 피해자 수, 피해자와의 관계 등에 비춰 볼 때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밝혔다.
이어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 환경에서 소셜네트워크의 거의 무제한적인 접근 가능성과 익명성 및 디지털 편집도구의 편리성을 악용해 왜곡된 성적 욕망을 표출하거나 만족시키기 위해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고, 장난 내지는 스트레스 풀이용으로 도구화했다"며 "이는 피해자들의 인격을 몰살함과 같은 것으로 엄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인터넷과 휴대전화의 기능이 발전하면서 일상을 촬영하고 이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에 사진을 게시하는 현대인들의 일상적인 행위가 범죄의 대상이 되어 인터넷으로 유포됐다"며 "피해자들이 느낄 성적 굴욕감 내지 불쾌감 및 정신적 충격은 헤아릴 수조차 없다"고 했다.
이날 선고 직후 피해자 1명을 대리한 김민아(변호사시험 8회) 공동법률사무소 이채 대표변호사는 "일상에서 소셜네트워크를 이용해 안부를 묻던 것이 범죄에 이용됐다는 점 등을 양형에 많이 참고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최근 디지털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만큼, 범죄 근절을 위해 엄벌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2020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허위 영상물 400여개를 제작하고 1700여개를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주범인 서울대 출신 또다른 박모 씨와 온라인 메신저로 연락하며 여성 수십명을 대상으로 음란물을 만들어 유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범 박 씨의 속행 공판은 다음달에 열린다.
'서울대 N번방' 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은 서울대 출신인 주범 박 씨와 강모 씨 등이 텔레그램으로 대학 동문 등 여성 수십명의 사진을 음란물과 합성해 제작·유포한 사건이다.
출처 법률신문 한수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