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재택근무 시간에 야간 근무까지 할증하면 과로?"…법원 "인과관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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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회사 직원이 재택근무 시간과 야간 근무를 포함하면 과로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근로복지공단의 요양 불승인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단독 윤성진 판사는 10월 2일 건설회사 직원 A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23구단65078)에서 A 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A 씨의 뇌출혈이 업무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근로복지공단의 불승인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뇌출혈 진단, 요양 신청 불승인
A 씨는 2017년부터 한 건설회사에서 해외 영업 및 소송·중재 처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며 근무했다. 2021년 8월 A 씨는 왼쪽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 증상이 나타나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고,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이후 A 씨는 과로와 업무상 스트레스가 발병 원인이라며 2022년 1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을 신청했으나 공단은 불승인했다. 공단은 "A 씨가 단기 및 만성 과로 기준에 해당하지 않으며 업무상 스트레스도 특별히 과도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불복한 A 씨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 씨,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원인" 주장
A 씨는 발병 전 1주일 동안 추가 재택근무를 했으며 사업장 근무시간과 재택근무시간에 야간 근무시간을 더하면 발병 직전 일주일간 근무시간이 평소보다 30% 이상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또 회사 회생절차와 관련한 해외 소송·자금 조달 업무를 담당하며 높은 정신적 긴장 상태에서 일했다고 강조했다.
법원, "과로 및 스트레스, 인과관계 입증 부족"
법원은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재택근무시간을 근무시간으로 포함해야 한다는 A 씨의 주장에 대해 "이메일 내역만으로는 근무 상태를 유지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며 "재택근무에 관한 회사의 확인서도 A 씨의 근무 상태를 확인한 근거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플랜트 건설업체에서 공사비 관련 소송 및 중재 업무는 업종 특성상 돌발적이거나 우발적인 업무로 보기 어렵다"며 "극도의 공포나 흥분 같은 뇌혈관 기능에 이상을 줄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의 업무와 뇌출혈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없다"며 "근로복지공단의 불승인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출처 법률신문 이순규기자